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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고딩이 뭘 어쨌길래...?" |
| 작성일 : 2003년 11월 07일 |
어떤 당구 클럽 광고중에...
'우리 당구장은 고딩이나 양아치는 받지 않는
건전한 당구장입니다.' 하는 광고를 보았다.
언젠부터인지 고등학생들이 많이 오는 당구장은
품격이 떨어지는, 양아치들의 소굴인 것처럼 인식이 되어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아직 어린 탓에 실수도 하고,
입에 담배를 물고 당구를 치면 버릇없어 보이기도 하고,
어른보다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으니 게임비를 외상하거나
아예 도망을 치는 경우도 본적이 있다.
그렇지만...
도대체 고딩이 뭘 어쨌길래...?
그 아이들에게 잘못된 당구매너를 가르친 사람은 누굴까?
당구의 발전을 바란다는, 품격있는 클럽을 만든다는 미명하에
그 아이들을 밖으로 내모는 것이 잘하는 짓인지,
아니면 그 잘못된 점들을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꾸어 주려
노력해야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 클럽 카리스마에도 간혹 고등학생 아이들이 온다.
처음 왔을때 '담배 피워도 되요?' 하길래
'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손님들 앞에서는 금연이다.' 했더니
중간 중간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오는 것 같다.
물론 그것도 불량스러운 일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는 점에서 귀엽다.
테이블과 큐를 지저분하게 쓰길래 가르쳤더니
그다음엔 몇시간을 치고 가도 깨끗하다.
게임비를 조금만 받는게 고마웠을까?
끝나면 공도 걷어오고 큐도 제자리에 놓고
음료잔까지 쟁반에 담아 주방에 가져다 놓고 간다.
'일요일엔 한가하니까 형이 테이블 주고 당구 가르쳐 줄테니 편하게 와.' 했더니
그다음 일요일엔 바나나를 한송이 사가지고 왔다.
바나나 한송이...
돈 이천원이면 사겠지만 그 마음이 예쁘다.
용돈이 부족해 당구장엔 자주 못가고
인터넷으로 동영상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나...
자세들은 일단 다들 괜찮다.
한가지 가르쳐주면 즈이들끼리 떠들썩하게
옳네, 그르네 하면서 연구하고 연습한다.
너무 소란스러울때는 눈한번 크게 뜨면 쥐죽은듯 조용해진다.
도대체 고딩이 뭘 어쨌길래...?
꿈나무?
주변에 많다.
그 아이들이 처음 당구를 접할때부터
올바른 당구와 당구 예절을 가르쳐야 할 책임은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우리 당구장은 고딩이나 양아치는 받지 않는 건전한 당구장입니다.' 하는 것과
'우리 당구장은 고등학생도 옳바로 가르치는 당구장입니다.' 어떤 것이 좋은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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