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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day] 영국식 당구 '스누커'…파트너 방해 '수싸움' 짜릿
한상희씨(32·직장인·사진)는 지난 97년 스누커(snooker)를 처음 접했다. 스리쿠션 선수를 꿈꿨던 그는 스누커를 쳐본 후 그 자리에서 스누커 마니아가 되고 말았다. 한씨는 "스타크래프트와 바둑의 묘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스누커"라고 말했다.
 
가끔 케이블 TV를 통해 볼 수 있는 커다란 당구대에 붉은색 공과 노랑, 초록, 갈색, 파랑 등 22개의 공을 놓고 치는 게 바로 스누커다. 국내 당구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전세계의 당구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다. 영국?육군장교 네빌 챔버래인이 1885년 고안해 1900년 영?빌리아드협회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며, 1940년대 이후 전세계에 보급됐다.
 
경기방식은 빨간 공과 다른 색깔의 볼을 번갈아 포켓에 넣으면서 얻는 총점으로 승부를 가린다. 먼저 빨간 공을 포켓에 넣은 다음 다른 색깔의 공을 포켓에 넣으면 된다. 점수는 빨간색이 1점, 노란색이 2점, 초록색이 3점, 갈색이 4점, 파란색이 5점, 분홍색이 6점, 검은색이 7점이다. 검은색 볼까지 다 넣은 후 총점을 겨뤄 높은 쪽이 이긴다.
 
간단한 게임 같지만 당구종목 중 가장 '수 싸움'을 많이 하는 게 스누커다. '방해하다, 숨기다'는 뜻을 가진 '스누커(snooker)'라는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공을 포켓에 넣어 점수를 얻는 것만이 아닌 상대방을 방해해 점수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이 빨간색 공을 못 맞히면 4∼7점을 얻을 수 있다. 한씨는 "수구를 상대방이 치기 어렵도록 만드는 포지션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며 "미세한 힘 조절과 정확한 두께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구대도 일반 당구대보다 큰 데다 공은 도리어 작아 치기가 어렵다. 스누커 당구대는 가로 366㎝, 세로 183㎝로 일반 당구대보다 훨씬 크다. 공의 지름도 일반 당구공의 지름이 57.3㎜인 반면 스누커 공의 지름은 52.2㎜로 더 작다. 당쿠 큐의 끝부분에 달린 팁의 크기도 일반 당구 큐의 12㎜에 비해 작은 9㎜다.
 
이날 한씨와 함께 스누커를 치던 신용희씨(21·대학생)는 "정확하게 치지 않으면 포팅(Potting), 즉 포켓에 공을 넣기가 매우 어렵다"며 "스누커는 4구나 스리쿠션을 치듯 감으로 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스누커를 즐기는 이들은 고작 20명 내외. 전세계 당구 마니아들의 70% 이상이 스누커를 즐기는 데 비해 지극히 적은 숫자다.

스누커를 배우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까지 떠났던 한씨는 "영국에는 마을마다 10개가 넘는 스누커 클럽이 있다"며 "아시안게임 당구종목에 걸린 10개의 금메달 중 5개가 스누커 몫이고 포켓볼이 4개, 스리쿠션이 1개임을 감안한다면 스누커의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구아카데미 손형복 원장(49)은 "최근 포켓볼을 치는 여성들이 늘고 외국 어학연수를 다녀오면서 스누커를 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스누커를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스누커가 포켓볼을 능가하는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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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 기자(ssuchoi@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