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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포켓볼에 빠진 탤런트 김윤경
포켓으로 스트레스도 빨려들어 가죠"
포켓볼에 빠진 탤런트 김윤경


“당구공이 생각한 대로 홀에 빨려들어갈 때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요.”
감성적 마스크의 탤런트 김윤경(26). 그녀가 포켓볼을 즐기는 가장 큰 이유다. MBC 월화 미니시리즈 ‘러브레터’에서 냉정하고 영민한 내과 레지던트역으로 출연했던 김윤경은 신세대 탤런트답게 포켓볼 경력이 벌써 5년째. 대학시절 친구들과 카페에 놓여있던 당구대를 통해 우연히 입문하게 됐다. 처음에는 누우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밥상 식기가 당구공으로 보일 만큼 푹 빠지는 통과의례도 치렀다.

방송국 아르바이트 일을 하다 갑작스레 캐스팅 돼 CF스타로 발돋움 한 그녀에게 포켓볼은 이제 단순한 취미생활 이상의 것이 됐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남부터미널 근처의 한국당구아카데미. 실내운동장만큼 넓은 공간에 55개의 당구 테이블이 펼쳐져 있다. 한켠에서 큐대를 잡고 있는 키 169㎝의 늘씬한 여인이 단연 돋보인다.


방송일 끝나면 큐대 잡으러 직행

김씨는 경인방송 ‘영화가 좋다’ 녹화를 마치자마자 포켓볼을 체계적으로 기초부터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한국당구아카데미는 이론과 실기를 바탕으로 스포츠 당구를 보급하는 국내 유일의 교육장. 자욱한 담배연기, 자장면을 시켜 먹으며 시끄럽게 떠드는 동네 당구장 풍경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깨끗하고 정겨운 분위기속에 중학생에서부터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삼삼오오 흥미진진한 얼굴로 당구공이 만들어내는 수만가지 경우의 수에 빠져있다.

1~15번까지 노랑 파랑 빨강 자주 등 형형색색의 공들이 화려하게 모여있고 김씨가 자세를 낮추고 브리지(큐를 고정시키기 위한 손가락 모양)를 만들었다. 이어 큐를 잡은 오른팔이 수차례 앞뒤를 오가며 조준을 끝낸뒤 강하게 스트로크를 날렸다.

“따악~ 따닥.” 녹색의 당구대 위에서 순식간에 굴러간 흰공이 앞쪽의 1번 공과 부딪히는 순간 경쾌한 마찰음을 내자 쌓인 갈증과 피로가 단번에 날아간듯 그녀의 표정에 짜릿한 희열이 흐른다. 하이에나가 사냥감을 노리는 것처럼 매서운 눈빛으로 한 큐, 한 큐 정신을 쏟아 붓는 모습은 모든 시름을 잊고 있는 듯 하다.


군살제거 다이어트 효과 만점

잠시 후 국가대표 출신 김홍균 강사가 “포켓볼에서 가장 중요한게 초구예요. 이번에는 좀 더 파워있게 쳐 보세요. 수구(큐로 치는 볼ㆍQue Ball)는 큐를 약간 아래로 낮추고 1번 공의 중앙을 힘껏 치세요”라고 친절히 설명해 줬다. 김씨는 불안정한 브리지와 스탠스(두 발의 위치)를 교정받고 턱선과 큐대가 일직선이 되도록 겨냥자세를 바로 잡았다.

“큐를 잡는 오른손 그립(손의 위치)을 너무 꽉 쥐면 스피드가 안 나니 살짝 잡으세요.” 김윤경씨는 “지금까지 친구들 사이에선 ‘허슬러’(당구고수)로 불렸는데 여기 와 보니 기본기가 부실하네요. 끌어치기와 밀어치기, 좌우 스핀샷 모두 다시 배워야 겠어요”라며 쑥스러워 한다.

포켓볼은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는 공들을 당구대의 네 모퉁이와 중간 두곳에 나 있는 포켓에 차례로 집어 넣는 경기. 김씨는 가장 인기가 있는 에잇(8)볼을 즐긴다. 15개의 공을 로(low)그룹과 하이(high)그룹으로 나눠 마지막에 8번공(검은색)을 넣는 쪽이 이긴다.

“뒷발에 힘이 들어간 평소 자세가 공이 굴러갈 때 뒷심이 부족했던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왼쪽 앞발에 조금 더 중심을 두고 탄력있게 치니 엄청 묵직하게 굴러가네요. 초구에 공이 서너개씩 구멍에 들어가구요.” 김씨는 “4구와 달리 포켓볼은 당점(공을 원하는 방향을 보내기위해 큐로 맞춰야 하는 부분) 잘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섬세한 여성들이 더 배우기 쉽다”며 “특히 팔뚝 살이 늘어지는 여성들에게는 다이어트 효과가 만점”이라고 권한다.

실제로 1시간 정도 포켓볼에 열중하다보면 2㎞정도 걷는 운동효과가 있었다. 공을 칠 때마다 고개를 숙이게 돼 허리운동은 물론 군살제거에도 효과 만점.

“연기자로서 대사를 잘 외우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키우는데도 포켓볼만한 것이 없어요.” 김씨는 “미세한 힘 조절과 정확한 두께 조절에 전력투구 하다보니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입력시간 : 2003/04/03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