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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분도 꿀꿀한데 당구한판 어때?

온 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평생 스포츠로 당구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동네에 당구장 하나쯤은 꼭 있고 여름에 장마가 지속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실내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규칙도 간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1시간 동안 당구를 치면 4㎞ 를 걷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뿌연 담배연기, 탈선 장소, 돈내기 당구, 시간 버리는 곳.' 지난 몇 십 년 동 안 당구장은 우리에게 이런 이미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당구는 유럽에서 출발한 귀족 스포츠. 우리나라 당구장도 서서히 스포 츠와 사교의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당구는 수학과 과학이다.'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두뇌 레포츠로 불리는 당구는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금메달 10개(스누커 5, 포켓볼 4, 스리쿠션 1)가 걸 려 있어 당구를 스포츠로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올해 연세대 상경계열에 입학한 서지원 양(20)은 일주일에 2~3회 당구 강습을 받는다.

여자라고 포켓볼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서양이 즐기는 것은 4구.

"아빠가 당구를 같이 배우자고 해서 함께 왔어요. 막연하게 공만 치는 줄 알았 는데 이론을 배우면서 공을 치니까 신기하고 재미나요. 제 친구 중에 한 명도 당구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곧 학원에 등록하기로 했어요."

그는 흥겨운 듯 곧바로 4구 연습에 들어갔다.

한국당구아카데미에서는 나이 지긋한 백발의 노년들이 눈에 많이 띈다.

노인대학에서 당구를 소개받고 나서 그냥 공을 치는 것은 성에 차지 않아 강습 을 받고 있는 구호서 할머니(78).

강습 초기에 브리지(손가락으로 큐를 지지하는 것)와 기본 스트로크를 하루에 몇백 번씩 연습할 때는 어깨와 손가락이 많이 아파 쉴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한 달 후 보내고 싶은 방향으로 공이 똑바로 굴러갈 때부터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

같이 포켓볼을 배우고 있는 75세 할아버지는 "큰 힘이 들지 않고 공을 보고 있 으면 잡념이 사라진다"며 "우리 나이에는 치매가 걱정인데 당구를 하면서 머리 를 많이 쓰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전문 당구교육기관인 한국당구아카데미의 손형복 원장은 15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동호인 중 포켓볼을 즐기는 60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5%를 넘 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 동호인이 많이 늘고 있다.

91년부터 한국당구아카데미(02-598-3877, www.kbac.co.kr)를 운영하고 있는 손 형복 원장은 "당구는 혈액순환,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 등에 효과가 크고 특히 노인들에게는 체력 부담이 없어 좋다"면서 "당구는 고급 스포츠로 원리와 자세 등을 제대로 배워야 참 맛을 알 수 있고 실력도 빠르게 향상된다"고 강조 한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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