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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서울]당구 가족 "당구로 아이들 교육하고, 가족애도 다져요"

“당구 덕분에 대화도 많아지고 숙제도 미리미리 척척 해요.”

가족 전체가 당구에 푹 빠진 ‘당구 가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안과전문의 박신서(41)씨와 아내 맹수현(37)씨를 비롯해 두 아들 박 찬(13). 박찬원(10)군이 당구 삼매경에 빠진 가족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국당구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박씨 가족은 “당구를 통해 가족이 더욱 화기애애해졌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당구로 가족애 다져요

박씨 가족이 한꺼번에 당구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뭘까. 박씨는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춘기를 겪을 걸 감안해 미리 대화 시간을 늘려보고 싶었다”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해보다가 찾게 된 것이 당구였다”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당구를 찾은 이유에 대해선 “야구나 농구도 생각해 봤다. 지금도 종종 주말에는 공원에 나가 아이들과 야구공을 주고 받고 하지만 장소 확보가 쉽지 않고 날씨 제약도 많다. 언제든지 편하게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생각해보다 실내 스포츠인 당구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내 맹씨는 “처음에는 아이들과 당구 배우는 것을 반대했다. 당구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고 개인적으로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배워보니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이 할 일을 안했을 때는 (당구)수업에 보내지 않았더니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책임감도 생기고 나 역시 잔소리 할 일이 없다”며 당구를 통해 아이들이 변한 모습에 흐뭇해했다.맹씨 자신도 당구 100을 칠 정도로 당구에 재미를 붙였다.

가족간의 대화시간이 늘고. 아이들의 집중력이 좋아진 것도 당구가 주는 ‘선물’이었다. 박씨는 “항상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운동을 같이 하게 되니 함께 할 시간이 늘고 대화도 부쩍 늘었다”면서 “당구를 치면서 집중력도 향상되었는지 지금 두 아이 모두 성적이 상위권”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아이들의 당구 실력도 만만치 않다. 두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김영종 강사는 “확실히 아이들이라 습득이 빠르다. 막내 찬원이는 아직 키가 작아 가까운 공만 치는데도 80이상을 친다”고 칭찬했다.

◇사교육? 당구도 교육적

한창 교육에 신경쓸 때라 사교육에 열을 올릴 만도 한데 박씨 가족의 생각은 다르다. 박씨는 “남들이 많이 투자하는 사교육보다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투자하는 게 더욱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원도 영어학원 한 곳을 제외하고는 보내지 않고 있다”면서 소신을 밝혔다. 또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도전정신도 생겼다”고 아이들을 기특해했다.

당구 300을 치는 박씨도 “담배연기 자욱한 당구장 이미지만 생각했지만 전문 학원에서 배우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도 좋고 수업 받는 주변 사람들의 열의 덕에 애들도 욕심이 생겨 오히려 교육적이다”라며 “당구라는 것이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재미에 당구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은데 아이들도 자신이 생각한대로 공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성취감도 느끼고 잘 되지 않을 땐 다시한번 고민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당구아카데미의 손형복 원장은 “아직 편견이 많지만 당구는 엄연히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인정받는 스포츠 종목이다.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이나 노인들의 치매 예방 등 장점이 굉장히 많다. 많은 분들이 당구에 대해 좀더 열린 생각으로 다가와 박신서씨 가족처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재형기자 jhchung@